글 작성자: astrocosmos

실제로 영어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영어공부법 관련된 책을 꽤나 읽었다. "영어가 왜 이리 늘지 않지?"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지하게 영어공부에 얼마나 시간을 쏟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봐야 한다. 만약 영어공부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도 영어가 늘지 않으면 공부법이 잘못되진 않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의 요약이 누군가에겐 영어공부에 대한 또 다른 인싸이트가 되면 좋겠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나서 제목이 비슷하고 영화로도 영어공부를 해본바가 있어서 바로 연달아 읽었던 책이다.

RIDI books의 ebook으로 읽어서 실물책 사진이 없다.

 

저자가 처음 공부한 영화 《라푼젤

일단 라푼젤을 무자막 상태로 재생했습니다. 영화 대사를 정확히 듣는 데 집중했습니다. 물론 잘 안 들리는 대사가 태반이었습니다. 10개 중 하나는 고사하고 100개 중 하나도 안 들렸습니다. 안 들리는 대사는 다시 반복했습니다. 잘 들릴 때까지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쉬운 문장은 수십 번 반복하면 잘 들렸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문장은 반복하고 또 반복해도, 심지어 900번에서 1000번가량 반복해도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정 안 들리는 경우에는 영문 자막을 켰습니다. 그리고 어떤 문장인지 확인했습니다. 대사를 들은 다음에는 그 대사를 따라 말했습니다. 이때 대사가 나오는 것과 동시에 말했습니다. 단순히 문장을 익힌다기보다도 소리 자체를 스캔해 낸다는 느낌으로 최대한 정확히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 입에서 그 대사가 완벽에 가깝게 나오게 되면, 그래서 그 문장이 제 것이 되었다고 판단되면 다음 대사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반복을 시작했습니다. 영화 대사를 반복해서 듣기, 그리고 반복해서 따라 말하기. 이것이 제 공부 방법의 핵심이었고 거의 전부였습니다.

실제로 안들리는 문장을 자막을 보지 않고 어떻게든 계속 들어보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그 대사를 영화 캐릭터의 목소리, 제스쳐, 억양 등을 완벽히 따라하려고 노력하는데 있다. 영화 대사를 반복해서 듣기, 그리고 반복해서 따라 말하기.. 이게 저자의 영어공부법의 핵심이라고 한다.

KBS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

인간이 언어를 배우는 데는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서술적 기억 방식이고, 또 한 가지는 절차적 기억 방식입니다. 서술적 기억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습득한 지식, 의식적으로 뇌에 저장한 정보를 가리킵니다. 절차적 기억이란 반복을 통해 우리 몸에 각인된 행동,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되는 작업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절차적 기억을 무의식적 기억이라고도 하죠. 악기를 연주하는 것, 수영을 하는 것처럼 주로 모으로 하는 일이 여기에 속합니다. 언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언너에서 서술적 기억은 문법과 단어를 암기하는 것입니다. 절차적 기억은 실제로 그 언어를 훈련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 언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느쪽일까요? 네, 절차적 기억입니다. 영어 공부를 복싱하듯, 운동하듯 해야 합니다. 또 다르게 표현하면, '영어는 곧 훈련이다'가 될 수 있겠네요. 영어 듣기를 안 해도 영어 말기만 죽어라 파면 영어로 어느 정도 말할 수는 있겠지만, 효율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결국 영어 실력 향상에도 금방 한계가 오게 됩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절차적 기억을 쌓아야 하고, 절차적 기억을 쌓으려면 실제로 영어를 훈련해야 하고, 실제로 영어를 훈련하려면 영어 듣기부터 해야 한다. 우리 뇌가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 줘야 합니다. 영어 소리의 특성에 주의를 기울이면 영어 듣기를 훈련하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영어는 곧 훈련이다"라는 말에 100% 공감한다. 많은 영어공부법 관련된 책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말하는 내용 중에 하나다. 쉬운 문장이라 할지라도 내 몸에 완전히 각인 될 때까지, 툭 치면 툭하고 나올 때까지, 내 입술 근육이 저절로 움직일 때까지 연습 또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

영어 소리의 비밀 3요소

우리 뇌가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어 줘야 합니다. 영어 소리의 특성에 주의를 기울이며 영어 듣기를 훈련하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한국어와 다른 영어 소리의 특성은?

첫째, 발성. 한국어는 주로 목을 이용해서 고른 호흡으로 말합니다. 영어는 목보다 더 아래쪽에서부터 나오는 강한 호흡으로 말합니다.

발성 : 왜 원어민의 목소리는 멋있게 들릴까?
원어민이 말할 때는 한국 사람이 말할 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숨을 내쉬기 때문입니다. [...] 한국 사람은 주로 목을 이용해서 일정하고 고른 호흡으로 소리를 냅니다. 반면, 원어민은 목 아래, 배에서부터 강한 호흡으로 소리를 냅니다. 당연히 성대의 울림도 더 크고요.

둘째, 강세. 한국어는 단어의 모든 부분을 동일한 세기로 말합니다. 영어는 단어 안에서 특정한 부분에 강세를 주어 말합니다.

강세 : 왜 같은 단어인데도 영어는 다르게 들릴까?
어떤 영어 단어를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단어의 강세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정확하게 지켜야 합니다.

셋째, 리듬. 한국어는 모든 단어의 세기가 동일하므로 리듬이 없습니다. 영어는 몇몇 단어에 더 강세를 주어 말하므로 리듬이 있습니다.

리듬 : 왜 영어는 노래처럼 들릴까?
강세가 들어가는 단어들을 내용어라고 하고, 강세가 들어가지 않는 단어들을 기능어라고 합니다.

발성, 강세, 리듬.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각각의 내용에 대해 책에서 보다 더 자세하게 소개하고 연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영화 보기로 하는 진짜 영어 공부법은 따로 있다.

영화 한 편을 반복해서 봐야 하는 이유

애니메이션은 1000개 정도의 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반 영화는 이보다 좀 더 많습니다. 그 많은 대사를 그냥 들으면서 휙휙 넘어가면 자기 것이 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보아도 여전히 잘 안들립니다. 영화 씹어먹기는 한개의 대사를 기본 단위로 합니다. 한 대사, 한 대사 집요하게 잘근잘근 씹어먹어서 자기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영어 귀가 트이고 난 다음에는 영화 한 편을 죽보아도 괜찮습니다.
영화로 말하기 훈련을 해야하는 이유

영어는 듣기가 먼저 되어야 합니다. 듣기가 안 되면 말하기도 안 됩니다. 영어라는 건물을 지을 때 기초공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듣기입니다. [...] 영화 씹어먹기는 자막을 끈 상태에서 영화 대사의 소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영어 귀가 확실하게 트일 수 있습니다.
영화 대사를 듣기만 해서는 안되는 이유

그냥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따라 말하는 것입니다. [...] 영화 씹어먹기는 영화 대사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따라 말하는 것입니다. 영화 대사 하나하나를 직접 따라 말해야 합니다. 그럴수록 영화 대사들이 우리 뇌에 단단히 저장될 것입니다.
영화 대사와 동시에 따라 말하기

영화 씹어먹기는 영화 대사와 동시에 따라 말하는 것입니다. 영화 대사가 흘러나오면 그것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동시에 따라 말합니다.
문법과 단어를 잡는다

우리는 문법과 단어를 체화해야 합니다. 암기가 아니라 체화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영화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시원시원한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

영화 씹어먹기의 3단계 (준비물)

준비물 : 씹어먹기 딱 좋은 영화를 골라라

영화 씹어먹기의 시작은 애니메이션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 조금 더 강하게 권유해 드리고 싶네요.
애니메이션의 대사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고 은어나 비속어, 유행어는 거의 없어요. 애니메이션의 대분을 읽어 보면 어린이용 동화 중에서도 짧고 쉬운 것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겁니다.
화면 속 상황이 대사와 맞아떨어져야 상황을 보고 대사의 뜻을 유추할 수 있고 그러면서 문법과 단어를 체화할 수 있습니다.
영화 씹어먹기는 반복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각 대사별 자동 반복 기능이 있는 어학용 동영상 플레이어를 이용해야 효과적입니다. [...]

영화 씹어먹기를 히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즐기며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런데 만약 영화 내용이 지루하면 영화 씹어먹기도 지루한 과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는 것이야 해요. 그래야 문장마다 수십 수백 번은 반복할 수 있고 끝까지 마칠 수 있습니다.
일반 영화 중에는, 평소 영화를 두루두루 재미있게 보는 분들은 기왕이면 로맨스 영화로 영화 씹어먹기를 하세요. 여자와 남자가 살아가다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이 많이 나오고 대사의 양도 많거든요. 그에 비해, 전쟁 영화나 액션 영화는 일상생활과 거리가 있는 단어가 많이 나오고, 대사가 그리 많지 않은 데다, 강렬한 배경음에 묻혀서 대사가 잘 안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평소 재미있게 보는 영화가 로맨스 영화보다는 전쟁, 액션 영화시라면 이 영화로 영화 씹어먹기를 하셔도 좋습니다. 로맨스 영화로 훈련하다가 중단하는 것보다 전쟁, 액션 영화로 계속해서 끝까지 마치는 것이 훤씬 더 효과적이니까요.
영화 씹어먹기를 하다가 그 영화에 영 흥미가 안 갈 때는 과감히 중단하고 다른 영화로 바꾸세요. [...] 영화 씹어먹기를 위한 영화는 적어도 100번을 되풀이해 본다 해도 질리지 않는 영화여야 합니다.
꼭 명심해 주세요. 제가 영화의 재미를 강조하는 것은 그래야 즐겁게 훈련할 수 있고, 즐겁게 훈련해야 영화 한 편을 끝까지 마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씹어먹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본 영화는 재미없을 확률이 좀 더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취양에 잘 맞는지 스스로 검증한 영화를 고르는 셈이니까요. 아직 안 본 영화는 영화 씹어먹기를 좀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음 내용이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더욱 즐거움을 줄 테니까요. 즉 이미 보았든 보지 않았든, 마음이 가는 영화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저는 거의 대부분 미국 영화들로 영화 씹어먹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영어 귀가 트이고 나니 영국 영화를 볼 때 특별히 어려웠던 적은 없었어요. 그 반대로 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물론 반드시 영국 영어와 똑같은 발음을 구사하고 싶다 하는 분들이라면 영국 영화만 집중적으로 보는 편이 낫겠죠.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미국 영화인지 영국 연화인지는 굳이 따지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영화로 하는 영어공부법의 핵심이다. 준비물은 2개면 된다.

  • 대사별 자동 반복 기능이 있는 어학용 동영상 플레이어 -
  • 100번을 되풀이해 본다 해도 질리지 않는 영화

이 책을 봤던 2017년 당시에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어학용 동영상 플레이어 앱(아이폰에서)을 시도해봤다. 그 중에서 SEM》과 《리스닝 드릴》앱을 추천한다. SEM》은 앱안에서 영화별로 결재해서 볼 수 있다. 자막과 영상의 싱크를 맞추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점심값 정도로 영화 한편을 공부용으로 평생 소장할 수 있다. 영상이 끊기고 앱이 다운되는 경우가 많았어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런 부분이 해결됐는지 모르겠다. 유명한 영화가 꽤 많은 편이다. 《리스닝 드릴》은 동영상 파일과 해당 자막을 직접 넣어줘야 한다. 대부분 자막과 영상이 싱크가 안 맞는 경우가 있어서 수동으로 맞춰줘야만 한다. 싱크를 맞춘 다음에도 뒤로 갈수록 싱크가 안맞는 경우도 있어서 자막과 영상의 싱크 맞추는 게 가장 번거롭다. 두 앱 모두 대사별 자동 반복 기능이 있어서 편하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난 한번 재미있게 본 영화를 100번이 아니라 1000번도 다시 볼 수 있다. 재난영화 《Tomorrow》는 1000번은 보지 않았을까.. 재난 영화를 특히 좋아하지만 거의 모든 장르를 좋아하고(공포영화 빼고) 왠만한 영화는 재미있게 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저자는 시작은 애니메이션을 추천한다. 저자가 처음 공부했던 《라푼젤》도 초보자용으로 강추한다. 굉장히 쉽고 잘 들리는 편이다. 지금은 《행복을 찾아서》와 《시크릿》으로 다시 한번 공부해보려고 한다.

1단계 : 영화 씹어먹기의 효과를 높이는 예습법

발성, 강세, 리듬마다 약 5분씩만 연습해 보세요. 2단계, 3단계로 넘어간 다음에도 매일 조금씩 연습하면 더욱 좋고요. 이렇게 꾸준히 연습하면 점차 영어 소리가 익숙해질 겁니다. 또 여러분의 영어 소리도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고 빨라질 겁니다.
다음 순서대로 영어 발성을 연습해 보세요.
  1. 입을 열고 몇 초 동안 천천히 숨을 들이쉬세요. 숨이 몸 안에 적당히 차올라 가슴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들이쉬세요.

  2. 몸 안에 차오른 숨을 강하고 빠르게 후! 내쉬세요.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눈앞의 미세한 먼지를 입으로 후! 불어서 날려 보낸다고 상상하면서 해 보세요.

  3. 마찬가지로 숨을 내쉬면서 이번에는 '아'하는 소리를 같이 내 보세요.

  4. 그렇게 소리 내는 법을 118쪽 영어 단어들에 적용해 보세요.
    강세를 넣는 것은 단순히 크게 소리 내는 것이 아닙니다. 영어 발성을 연습할 때 했듯이 숨을 빠르고 강하게 내쉬며 소리 내세요.
    리듬은 규칙성이 있습니다.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의문사는 강세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대명사, 전치사, 접속사, 조동사, 관사, be동사는 강세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표시된 단어들이 강세가 들어가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들에 강세를 주어 리듬을 넣으며 문장을 말해보세요.
    이때 숨을 빠르고 강하게 내쉬며 소리 내야 한다는 점, 각각의 단어에도 강세를 넣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시고요.

  • Mary has lived in Japan for five years.
  • I don't understand this chapter of the book.
  • The children will be swimming in the ocean.
  • I'm happy that I can go to the library.
  • I studied hard for the test, but I didn't do well.
  • Why did you read the book?

위에서 표시된 부분만 강세를 넣어서 연습해보자. 대사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듣다보면 어디에 강세를 넣어야 하는지 저절로 감이 온다.

2단계 : 영화 대사, 딱 한 개만 확실히 씹어먹자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는 단계입니다. 2단계에서 할 일은 딱 한 개의 영화 대사를 씹어먹는 것입니다. 정말 딱 한 개만요.

우선 동영상 플레이어가 무자막 상태로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미 본 적이 있는 영화라서 내용을 잘 알고 있나요? 그렇다면 첫 번째 대사가 끝났을 때 두 번째 대사로 넘어가지 말고 곧바로 첫 번째 대사로 다시 돌아가도 괜찮습니다.
처음 보는 영화라서 내용을 잘 모르고 있나요? 보긴 봤는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나요? 그렇다면 끊지 말고 일단 몇 개의 대사를 연이어서 죽 보세요. 그래야 영화 속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맥락을 파악하기 더 좋으니까요.
어떤 경우든, 흥미롭다고 넋 놓고 계속 보면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영화 감상이 아니라 영화 씹어먹기를 하는 중이라는 사실, 잊으면 안 되겠죠.

이제 되돌리기 버튼을 눌러서 첫 번째 대사로 돌아갑니다.
그 대사를 받아 적어 보세요. 잘 안 들리는 부분이 있다면 대사를 다시 듣습니다. 그래도 들리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더 들어 보세요. 소리가 완전히 들릴 때까지 들어보셔야 합니다. 최대한 적을 수 있는 만큼 적으셨다면 영어 자막을 켭니다.
완벽하게 받아 쓰지 못하고 몇몇 단어를 놓치셨나요?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요. 이제 한글 자막을 켜서 대사의 뜻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한글 자막을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인 사항은 아닙니다. 저의 경우,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했더라도 영화 속 상황에 따라 뜻이 대략 짐작된다면 굳이 한글 자막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문법과 단어를 익힐 수 있었죠.

첫 번째 대사를 따라서 말합니다. 그런데 대사를 죽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마다 탁탁 끊어서 말해야 합니다. 문장을 단어별로 나누어 한 단어, 한 단어 집중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이때 명심해야 할 점. 1단계에서 예습했던 것들을 떠올려 보세요. 영어 발성대로 숨을 빠르고 강하게 내쉬며 말합니다. 영화 속에 더빙된 소리와 한결 가까워졌죠?
강세도 유의해야 합니다. 한국인이 자주 쓰는 외래어이기도 한 스토리가 눈에 띄네요. 평소 익숙한 대로 '스 토 리'라고 하지 말고 첫 번째 모음에 강세를 주어 '스 토! 리'라고 말합니다. 그런 다음, 리듬에 염두에 두고 다시 문장으로 죽 이어서 말합니다.
많은 영화 대사를 하나하나 일일이 따라하는 과정이 힘드실 수 있습니다. 영화 씹어먹기의 첫 영화라 그러실 수 있어요. 하지만 점차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굳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바로바로 소리를 따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일단 대사를 듣는 것과 동시에 말합니다. 듣고 나서 따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들으면서 동시에 말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예요. 반복해서 말하는 와중에 되돌리기 버튼을 자꾸 클릭하려면 번거롭겠죠. 자동 반복 기능이 있다면 꼭 사용하세요.

언제까지 반복해야 할까요? 그 대사가 입에 착 달라붙어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반복합니다. 저도 <라푼젤>의 첫 번째 대사를 100번 조금 넘게 반복했답니다.

영화를 100번 보는 건 자신있지만, 저자가 말한 것처럼 공부하면서 100번을 볼 수 있을까? 아니 한번이라도 해볼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한번 해보면 영어 실력이 달라질 것 같다.

3단계 : 영화 전체를 씹어먹기, 시간 활용에 달렸다

2단계는 영화 대사 하나를 씹어먹는 것이었죠. 지금부터 하실 3단계는 영화 한 편 전체를 씹어먹는 것입니다. 원리는 같습니다. 2단계에서 했던 대로 두 번째 대사도, 세 번째 대사도, 또 그다음 대사도 똑같이 반복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애니메이션 한 편을 다 씹어먹고 나면 정말 뿌듯하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솟을 거예요. 그러고나서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면 전보다 확실히 잘 들리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영화 한 편을 씹어먹는 방법 자체는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이것뿐이에요. 영화 씹어먹기에 여러분의 시간을 들이는 것. 그래서 영화 씹어먹기 3단계의 핵심은 바로 시간 활용입니다.
처음에 저는 하루에 열 시간씩 영화 씹어먹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매일 하니까 영화 한 편을 다 씹어먹는데 영화 대사량에 따라 한두 달 정도가 걸리더군요. 하지만 이 훈련이 계속될수록 영화 한 편 씹어먹기를 완성하는 시간도 차츰 줄어들었습니다.
휴학 중이라든가 유학 준비 중이라든가 "나는 이번 기회에 무조건 영어를 정복하고 말겠다!"하고 의지를 다지는 분이라면 저처럼 하루하루를 온전히 영화 씹어먹기에 투자해 보세요. 몇 달이면 영어 귀가 트이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하지만 모든 분들이 그렇게 하루 열 시간씩 영화 씹어먹기를 할 수는 없겠죠. 그런 분들은 장기전을 계획하셔도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두 시간씩, 그것도 힘들다면 단 30분씩이라도 매일매일 꾸준하게 하는 것입니다.
운동도 평소에 안 하다가 한 번에 몰아서 하면 효과가 거의 없어요. 영화 씹어먹기도 그렇습니다. 일주일 중 6일을 흘려보내고 주말 하루 날 잡아서 열 시간 동안 하는 것보다 매일매일 30분씩 일주일, 한 달, 반 년, 1년.......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직장인이나 학생은 자투리 시간의 활용이 더욱 중요하겠죠. 자투리 시간이라고 하니까 별것 아닌 듯하지만 이리저리 끌어 모으면 아무리 적어도 하루 30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예요. 아침에 자투리 시간을 만든다면 좋습니다. 아침은 하루 중 머리가 가장 맑은 시간이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이 더 잘된다고 합니다.
이동하는 시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영화 파일을 핸드폰에 넣어 두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볼 수 있죠. 아무래도 받아 적기나 동시에 따라 말하기가 불편한 만큼 이때는 복습을 하는 편이 더 좋겠죠. 소리 내지 않고 입만 작게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씻을 때, 요리할 때, 청소할 때..... 일상생활에서 자투리 시간을 더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화면을 보기 힘들 때는 소리만이라도 복습하세요. 1단계만 반복해도 좋고요. 이것만으로도 무척 도움이 될 거라고 장담합니다.

실제로 시간을 들이는 것,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러스 : 영어 입이 완벽하게 트이는 스토리텔링법

영화 씹어먹기를 통해 영어 귀가 트였다면 이제 영어 정복의 큰 산을 넘으신 겁니다. 귀를 트이게 했으니 다음은 입을 더 확실히 트이게 할 차례겠죠.
제가 원하는 영어 말하기 수준은 기초적인 단계를 넘어 원어민과 능숙하게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때로 격렬한 토론까지도 별일 수 있을 정도로 말이에요.
스토리텔링법으로 영어 말하기 훈련을 시작한 지 두세 달 만에 입에서 영어가 술술 흘러나오더군요.
스토리텔링법은 영화 씹어먹기를 마친 상태가 아니라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 꼭 명심해 주세요.
영어 귀가 트인다는 것은 영어를 들으며 바로바로 이해한다는 뜻이잖아요. 영어 입이 트인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바로바로 영어 문장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3단계까지 마쳤다면 못할 게 뭐가 있을까! 스토리텔링법은 영화 뿐만이 아니라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짧게 1분에서 3분정도 대본을 미리 만들어서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회사에서 영어로 세미나를 하거나 트레이닝이 있을 때 짧게라도 script를 만들고 미리 한번 말해보는 연습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었다.

 

다음으로는 여러가지 영어공부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해서 얘기해줍니다.

일단 문법을 익혀야 한다? (문법도 체화가 필요하다)

영어 문법에 대한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깨 버려야 합니다. 문법부터 시작해야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문법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도 영어를 잘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한다? (시간 낭비는 이제 그만)

저는 영어 문법을 따로 암기하지 않고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습득했는데요. 영어 단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 한 편에 보통 1000문장 가까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청 단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을 보며 단어를 익히다 보니 단어의 적절한 쓰임도 알 수 있었고요.

영어 어순을 익혀야 한다? (어순이라는 아마추어)

그만큼 자주 듣다 보니 그 문장이 익숙해진 것이죠. 일단 익숙해지고 나니까 어순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원리입니다. 다른 영어 문장도 자주 접하면, 그래서 익숙해지면 잘 들을 수 있고 잘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영화 씹어먹기를 통해 영어를 정복한 것이 바로 이 원리죠.

"프로는 모든 문제를 단순하고 명쾌하게 처리한다. 아마추어가 그것을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 닛산 CEO 카를로스 곤

영어 환경에 노출되어야 한다? (내 방을 ESL 환경으로)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하더라도 한국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전화 영어를 이용할 수도 있고 화상 영어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원어민을 개인 과외 교사로 고용할 수도 있어요. 하루 종일 1대 1 과외를 받아도 외국 어학연수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훨씬 적은 돈이 듭니다.

영어 울렁증을 버려야 한다? (울렁증도 영어 듣기가 먼저다)

저는 제게 과외를 받는 분들에게 무조건 영어 듣기부터 가르쳤습니다. 영어 듣기가 잘될수록 그분들은 원어민들 앞에서도 당당해졌습니다.

영어를 알아듣지도 못하는 한국 사람과 대화하는 수고를 기꺼이 감내하고, 나아가 친구까지 되어 줄 원어민은 거의 없습니다. 노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격이나 영어 울렁증의 문제는 더더욱 아닙니다. 영어 공부 방법과 순서의 문제일 뿐입니다.

무작정 계속 듣다 보면 된다? (영어 듣기 전략)

물론 듣기만 계속해도 귀가 트이는 사람들이 있긴 합니다. 아기들이 그렇죠. 청소년기부터 또는 그 이후에 영어를 접하기 시작했는데도 듣기만 계속 해서 귀가 트였다면 그 사람은 언어적 재능을 타고난 것입니다. 그런 경우는 무척 드뭅니다.

영어 듣기는 소리 파악과 의미 파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소리 파악이란 영어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의미 파악이란 인식한 소리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영어를 듣기만 하면 귀가 트인다는 말은 무척 솔깃합니다. 하지만 영어를 무작정 계속 듣는 것은 몬더그린 현상을 계속 반복하는 것에 그치기 십상입니다. 영어의 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알아 가면서 영어 듣기를 연습해야 합니다. 그게 처음에는 다소 번거롭더라도 제대로 확실히 귀를 트이게 하는 길입니다.

영어 발음을 알아야 한다? (호흡과 발성)

영어의 본질은 발음이 아니라 강세 같은 소리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미 영어 배울 시기를 놓쳤다? (영화 씹어먹기면 가능하다)

당연히 지금 우리는 영어를 모국어로서 습득할 시기를 놓친 상태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외국어로서 배울 시기까지 놓친 것은 아닙니다. 그 시기는 평생 어느 때이든 가능합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영어를 외국어로서 배우더라도 얼마든지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듣고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용기와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영어책들 (저자 추천책들)

  • 그릿 (Grit: The Power of Passion & Perseverance)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Who Moved My Cheese?)
  •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Start With Why)
  • 아웃라이어 (Outliers)
  • 성공의 법칙 (The New Psycho-Cybernetics)

 

요약은 요약일 뿐, 진짜로 책을 봤을 때의 감동은 느낄 수 없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내 영어는 영화 한 편을 끝장내면서 완전히 뒤바뀌기 시작했다!”복서 출신 고교자퇴생, 세계적 명문대 UC버클리에 합격한 비결 영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저자가 영어를 한국말처럼 구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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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영어가 잘 되면 인생이 술술 풀린다!영어 고수, 30년 독학의 신이 알려주는 영어 공부 필살기자동번역기와 각종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영어를 학습할 수 있는 때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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