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1 독서일지] 《탁구영의 책 한권 쓰기》를 읽고...
《탁구영의 책 한권 쓰기》는 소설 형식의 자기계발서이다. 이런 형식의 자기계발서를 좋아한다.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 이번이 세 번째 완독인 것 같다. 처음 읽게 된 건 아마도 직장 생활을 한지 3년째 되는 해인 것 같다. 읽자마자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핑계지만 중소기업의 개발자로 잠도 부족한 상황에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회사에서 이직을 생각하고 있을 때였던 것 같다. 이직을 해야 할지 창업을 해야 할지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다. 미래에 대해 이것 저것 생각해보면서 책쓰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책 한권 쓰기를 올해 목표로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또 한번 읽게 되었다. 이미 읽은 내용이라서 더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탁구영의 책 한권 쓰기》는 주인공 "탁구영"이 서점에서 우연히 《책 한권 쓰기》라는 책을 보게 되면서 시작한다. 회사에서 '책쓰기 경영'을 추진하면서 책 쓰기에 관심을 가진다. 주인공의 시점과 《책 한권 쓰기》의 내용이 번갈아 나온다. 책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작점 부터 출판사와 계약하기까지의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아래는 중요한 부분들을 아주 심플하게 목차 정도로 요약한 내용이다.
6개월만 미쳐보자, 인생이 바뀐다
책을 쓰라고 해서 단순히 '책 한권을 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다가, 남들이 읽지도 않는 책 한권을 쓴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안타까운 일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괜한 헛고생을 한 셈이 됩니다.
책을 쓰되 제대로 써야 합니다. 그 책 한권으로 삶이 달라지고 인생의 길이 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계발이 되고 직장에 기여하며 더 나아가 새로운 진로를 넘볼 수 있는 책을 써야 비로소 책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눈 질끈 감고 딱 6개월만 투자하기를 바랍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그냥 건성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미쳐야 합니다. 독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 정도의 투자조차 꺼린다면 당신의 인생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처음엔 블로그에 한 주제에 대해서 대충 글들을 올리고, 그걸 책으로 엮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글을 보고선 조금 더 제대로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느낀다.
저자는 책쓰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가진 '관심사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라고 한다. 직장생활 3년 정도만 되면 책을 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고도 말한다. 지금 직장생활을 한지 12년이 넘는 것 같으니 자격은 차고 넘친다.
책을 써야 하는 이유
- 책쓰기야 말로 '자기계발의 최고봉'이다.
- 남보다 그 일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연구한 사람이라면 그것을 책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 책이 인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주고 때로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준다.
- 책을 읽는 문화 소비자에 머물던 대중이 책을 만들어내는 문화생산자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알기 때문에 쓰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배우기 위해서 책을 쓴다. 책을 쓰는 과정이 바로 학습과정!
책쓰기의 효과 10가지
- 학습효과
- 명함효과
- 정리효과
- 후광효과
- 학력/전공 초월효과
- 자기계발효과
- 경제효과
- 홍보대사효과 (퍼스널 브랜딩)
- 몸값상승효과
- 지적자산효과
정말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적어야 실현된다'가 여기에도 어김없이 나온다. 이런데도 꿈을 적지 않는다면 이루고 싶은 꿈이 없는 것 아닐까?
'나' 자신에게 목표를 선언하라
이제 책쓰기를 결심했습니까? 결단했습니까? 그렇다면 종이에 그 결심을 적어보는 게 어떨까요.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왜 책을 써야 하는지 당신 나름의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그 작업을 마칠 것인지도 종이 위에 써보세요.
무엇에 관한 책을 써야 할까?
어떤 주제에 관한 책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책에서 소개한 정약용이 닭을 키우는 아들에게 보낸 편지가 큰 힌트가 될 것이다.
귀양살이를 하던 정약용은 닭을 키운다는 둘째아들 학유의 소식을 듣고 이런 편지를 보냈습니다.
네가 닭을 키운다고 들었는데 양계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것에도 품위 있고 비천한 것,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의 차이가 있다. 농서를 잘 읽어서 좋은 방법을 골라 시험해보아라. 색깔을 나누어 길러도 보고, 닭이 앉는 홰를 다르게도 만들어보면서 다른 집 닭보다 살찌고 알을 잘 낳을 수 있도록 길러야 한다. 또 때때로 닭의 모습을 시로 지어보면서 짐승들의 실태를 파악해보아야 하느니라. (중략) 너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모르겠구나. 이미 닭을 기로고 있다니 아무쪼록 많은 책에서 닭 기르는 법에 관한 이론을 뽑아내어 《계경》 같은 책을 하나 만든다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속사에서 한 가닥 선비의 일을 찾아내는 일이란 이런 식으로 하면 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주제 찾기의 다양한 사례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자.
집필 계획 세우기
책쓰기는 고통스럽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끝내야 한다. 너무 몰입하면 직장생활에 지장이 갈 수도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간과 노력의 효용을 최대화하며 책의 내용을 일관성 있게 끌어가려면 집필계획은 필수이다.
집필계획을 세울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 책에 담아야 할 핵심 메시지 - 남들과 확실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 글의 분량 - 글씨 크기 10포인트를 기준으로 A4용지(줄 간격 160% 기준) 100매 이상 = 300쪽 정도의 책 한권
- 자료수집 계획
- 집필일정 - 언제까지 쓸 것인지, 몇요일에 쓸 것인지, 몇시부터 몇시까지 쓸 것인지
그 밖에 주의할 점들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는데 나는 이 내용이 더 좋았다.
첫째는 책을 쓴다고 주위에 알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책을 쓸 때 배우자의 협조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밖의 주위사람들, 특히 직장동료에게는 책을 쓴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직장인의 경우라면 책쓰기로 인해 직장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됩니다.
셋째, 여건이 허락한다면 자료를 구하든 글을 쓰든 매일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절대로 조급해서는 안 됩니다.
다섯째, 책과 강의의 관계를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경어체 vs 평어체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고민이 된다. 전문서적이 될거라서 평어체로 쓰려고 했지만, 《출판사가 OK하는 책쓰기》에선 전문서적이더라도 초보자를 위한 책이면 경어체가 좋다고 해서 경어체로 써보려고 한다. 두 가지 버전으로 조금 써본 다음 결정하는게 좋겠다.
우선 집필을 할 때 문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입니다' '~합니다'처럼 경어체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이다' '~하다'처럼 보통의 평어체로 할 것인지 말입니다. 문체에 따라 책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전문서적이라든가 저자의 주장을 강하게 전달하고 싶을 때는 후자의 문체가 더 낫고, 보다 더 겸손하고 친근하게 자기의 의견에 동의를 구하거나 설득하려 할 때는 전자의 경어체가 좋습니다.
글쓰기를 위한 마음가짐
- 겁먹지 마라
- 책이 완성됐을 때를 상상하라
- 끊임없이 생각하라
평소 글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포스팅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쓰기 훈련, 필사법
사람마다 말투가 다른 것처럼 '글투' 역시 제각각입니다. 당신의 마음에 드는 '글투'를 구사하는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선택해서 열심히 읽다 보면 알게 모르게 글의 스타일이 닮아가면서 글쓰기 능력이 향상됩니다.
'모방'을 통해 글솜씨를 늘리는 훈련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 '필사'입니다. 즉 모델이 될 만한 글을 골라서 그대로 베껴 써보는 것인데..
멋진 필력을 구사해보고 싶은데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앞뒤 가릴 것 없이 필사 훈련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필사에 의한 글쓰기 훈련법 요약
- 모델이 될 만한 글, 모방하고 싶은 문체를 고려해 글을 선택합니다. 문학적 글쓰기를 꿈꾼다면 문학작품을 골라야 하며, 칼럼이나 자기계발서를 쓰고자 한다면 역시 그의 모델이 될 만한 글(또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 필사는 글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입니다. 토씨 하나, 쉽표 하나도 놓치지 말고 완전히 그대로 필사해야 합니다. 원래는 반드시 손으로 글을 써야 하는데, 만약 당신이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서 글을 쓸 작정이라면 굳이 손으로 쓰지 않고 키보드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 글의 구성과 묘사력, 어법이나 문장이 좋은 것일 때는 열 번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번 더 필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달시켜 자신의 것으로 체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글쓰기에 관련한 책 모두에서 필사에 대한 장점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훌륭한 글쓰기 훈련 중 하나인 것인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굳이 필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필사하는 것도 좋지만 내 글을 꾸준히 계속 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쓰고 쓰고, 또 쓰고. 고치고 또 쓰고. 또 고치고. 그렇게 완성해나가면 된다.
말하듯 쓰기
글쓰기 요령 중 가장 도움이 많이 된 내용이다.
글을 쓸 때는 글을 쓴다는 생각을 버리고 입에서 굴린 대로, 말하는 것처럼 쓰는 게 좋습니다. 가까운 친구에게 말하듯이 '글짓기'가 아니라 '말짓기;'하는 자세로 쓰면 글쓰기가 훨씬 쉬울 것입니다.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생각이 굳어버릴 수 있으니까 가까운 사람에게 말을 하거나, 또는 청중에게 강의를 한다는 기분으로 글을 써 내려가면 물 흐르듯이 술술 잘 풀리게 됩니다.
글 다듬기 요령
- 쓰고 난 후 소리 내어 읽어보기
- 깔끔하게 다듬기
- '옹심이' 박기
- 묵혔다 다시 읽기
책 다듬기 요령
- 균형이 잘 잡혔는가?
- 전개 순서는 괜찮은가?
- 중복되지 않는가?
- 모순 또는 오류는 없는가?
- 빠진 것은 없는가?
이쯤 되니 이젠 책을 안 쓰면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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